더 울프 어몽 어스 (PC)
Posted 2015. 5. 8. 23:59, Filed under: 게임/후기*스포일러 주의!!
예전에 세일할때 질러놓고 이제야 플레이해봤다.
이걸 왜 지금해봤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재밌게 했다.
분량이 엄청 길진 않기때문에 이틀+하루해서 총 플레이시간 12시간으로 클리어.
워킹데드도 정말 재밌게 했지만 이건 비주얼부터가 정말 맘에 들었다.
원색적이면서도 대조되는 강렬한 색감들로 꾸며진 화면들이 인상적이었다.
원작인 코믹스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더 과감하게 표현한 것 같다.
그리고 메인메뉴 시퀀스가 멍하니 보고있게 만들정도로 잘 만들었다.
묘한 긴장감을 일으키는 음악도 딱이고 중간에 나무꾼이 치고지나가는 부분도 좋다!
처음엔 원작이 있는 줄도 몰랐고,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몰랐기에 그저 제목만으로
어떤 무리 속에 위험인물이 도사리고 있는 내용인가..? 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그게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지만, 원작 제목인 '페이블즈 Fables' 처럼 포괄적인 제목이 아닌
빅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더 울프 어몽 어스 The Wolf Among Us' 라는 제목이
이 이야기가 들려주고자 하는게 어떤것인지를 분명하게 해주는 것 같다. 잘 지은 제목이다.
이 게임을 하고서 텔테일 게임즈가 어떤걸 추구하는 회사인지 잘 알게된것 같다.
이제 스킵이 없다고 징징거리지 않을게요 텔테일 게임즈!!
내용은 원작 페이블즈의 과거편을 다룬 이야기로,
마왕한테서 도망친 동화나라 사람들이 인간세계에 섞여들어살며 나름의 고충을 겪고 있고,
개과천선한 것으로 보여지는 크고 나쁜 늑대 빅비가 보안관 역할을 맡아
동화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본인이 직접 휘말려가며 해결하는 내용이다.
빅비가 젊고 매우 훈훈하고 거친 남자로 나와서 좋았는데, 페이블즈를 읽고 좀 실망...늙었어..
전체적으로 캐릭터들 생김새가 게임쪽이 더 잘 나왔다. 코믹스는 오락가락.
게임을 하고 페이블즈를 보면 머릿속에서 게임버전으로 필터링을 거치고 싶어진다..
캐릭터들 하나하나는 각종 서양 동화속 캐릭터들로 짜집기가 되어있는데,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거나 한 경우에는 모든 설정이 다 합쳐진다.
예를 들면 늑대 빅비가 빨간모자 할머니도 잡아먹었고, 아기돼지 삼형제 집도 모두 부시려고 했던것으로..그밖에도 여러가지 설정이 섞여있던데 복잡해서 패스.
백설공주의 경우에도 게임에는 안나와있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백설공주이야기와
또 다른 여동생과 함께 나오는 백설 이야기가 합쳐져있다. 이건 우리나라에 잘 안알려진 이야기인듯.
이야기를 진행하다보면 잘 모르는 동화이야기들도 많이 나오기때문에 혼란스럽기도 한데,
진행에 크게 영향을 주는것도 아니니 게임을 클리어 한 다음에
동화사전을 보면서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야기 자체는 에피소드 1이 정말 굉장히 재밌게 잘만들었다. 마지막 부분까지 완벽하다.
바로 당장 에피소드 2를 플레이해야만 하게 만드는 강력한 한방이었다.
에피소드 2부터는 어찌보면 당연한 흐름이고,
처음부터 나쁜놈처럼 보였던 애가 나쁜짓 하고 다닌것도 알려지고
전체적으로 예상을 깨는 흐름은 별로 없어서 에피소드 1에 비하면 좀 긴장감이 느슨해진다.
그래도 플레이 하면서 궁금한것들이 계속 생기고,
갈등하게 되는 선택지들도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에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플레이했다.
또한 마지막 엔딩부분이 정말 예상외의 뒤통수를 탁! 치는 것이어서 놀라웠다.
여턔까지의 신경쓰지 못했던 복선들이 한번에 이어지는 그 순간이었다.
이 엔딩을 볼때 2가 나오는건 힘들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1회차때 고르지 않았던 다른 선택지 및 잠겨있는 동화사전을 모두 열기위해서 2회차까지 플레이했다!
스킵이 없어서 워킹데드1,2는 모두 패스했던걸 생각하면 굉장한 변화다!
물론 도전과제 자체가 워킹데드는 그냥 쭉 진행하면 뭘 선택하든 대부분 달성할 수 있는거에 비해
더 울프 어몽 어스는 각기 다른 선택을 해서 진행해야 얻을 수 있는 도전과제들이 있기때문이기도 하다.
워킹데드 시리즈는 아 좀비물이구나, 어떤어떤 상황과 이야기들이 나오겠지 하고
대충 예상할 수 있는데 이건 전혀 그런것도 없고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보는 느낌이라서 즐거웠다.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의 큰 흐름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고,
어쩐지 조금 싱겁게 끝나버리는 느낌도 있기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한 사람들도 꽤 있을듯하다.
조사하러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는 부분이 지루했다는 사람들도 있던데
원체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면서 어느 부분이 지루하다던가 그런걸 잘 못느끼는지라 괜찮았다.
오히려 내 보통 게임 플레이 스타일이 남들이 보기에 지루해 할 만한 스타일이기때문에ㅋㅋ
하다가 다시하고 하다가 다시하고..
개인적으로는 하길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드는 잘만든 게임이라고 생각된다.
엔딩을 보자마자 페이블즈 디럭스 에디션을 5권까지 모두 주문할 정도였다.
그래픽 사운드 연출 등등 이런거야 뭐 텔테일 게임즈 스타일 그 자체.
그림자조차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카툰 스타일과 조화롭게 과감하게 표현했다.
빅비와 백설공주의 팀워크를 보는것도 재미있고, 내가 알던 동화속 인물들이
이 세계안에서 어떤식으로 그려지는지 보는것도 매우 즐거운 부분이었다.
별 스트레스 받지 않으며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즐기는 기분으로 가볍게 플레이할 만한 게임이다.
물론 잔인하고 폭력적인 부분들이 나오므로 이런데에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할듯.
크게 액션성이 있는것도 아니니 정말 부담없이 편하고 재밌게 플레이 할 수 있다.
플레이타임자체도 길지 않기때문에 주말동안 몰아서 금방 끝낼수 있는 게임이다.
왠만한 궁금증도 다 풀리므로 엔딩을 본 뒤에 쾌감도 있고, 만족스러웠다.
물론 게임을 플레이하는것 자체가 라이트하다고 해서 그렇게 가볍기만 한 게임은 아니고,
분명히 생각할 만한 거리도 주고 제작자들의 많은 고민과 세세한 노력들을 엿볼 수 있는 게임이다.
뭐 하나 대충만들어진게 없다는 느낌이 든다.
제목이 주는 의미 또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계속해서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었다.
밑으로는 내 선택/특별결과/동화사전/도전과제 스샷들을 접어서 올려봄.
스포일러가 되므로 주의!!